스태프 A 님의 이야기

‘원래 이 업계가 그래’라는 말, #이게_사회생활이라면 하고 싶지 않습니다 | 스태프 A 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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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태프로 일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선배들에게 '여긴 왜 들어왔냐', '진짜 힘들다. 돈도 못벌고 욕 먹는 건 기본이다', '네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등의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꿈이 있었고 제 꿈을 위해서라면 다른 모든 걸 포기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작 돈이나 힘들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꿈에도 그리던 회사 생활을 하면서 저는 점점 초췌해져갔습니다. 일을 못한다며 씨발, 죽여버린다 욕 먹는 것은 기본이었고, 주 5일 기본에 일이 있으면 3주, 4주 쉬는 날 없이 연속으로 출근했지만 추가수당은 커녕 한 달에 100만원도 못받았습니다. 상사는 본인도 할 수 없는 일을 저에게 시켰습니다. 제가 못한다고 하자 저는 또 일을 못한다고 욕을 먹어야 했습니다. 매일매일 울면서 버텼습니다. 울면서도 죄송합니다, 사과하면서 버텼습니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과 선배들에게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한달에 50만원도 못받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반년이 넘게 버텼지만 '이래서 여자는 안돼'라는 말을 들은 친구도 있었습니다. 하루는 업계 선배를 만나 어려움을 이야기했습니다. 선배는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원래 이 업계가 그래.' 저는 결국 일을 그만뒀습니다.

일을 그만두고 한동안은 그 일과 관련된 무언가를 보면 아무 이유도 없이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마지막엔 회사를 어떻게 다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하루 죽고싶다는 심정으로 다녔으니까요. 그 업계에 있을 때는 몰랐습니다. 제가 잘못했으니까 욕을 먹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내가 하고싶은 일이니까 돈을 적게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부하직원이니까 당연히 상사가 시키는 일은 다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그만두고 알았습니다.

이 업계는, 이 사회는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입니다. 지금은 이 일이 트라우마가 되어서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직업은 갖고 싶지 않습니다. 꿈도 잃어버렸습니다. 그러게요, 저는 이제 무슨 일을 해야할까요... 이런게 사회생활이라면, 저는 사회 생활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故 이한빛 PD를 추모합니다. 당신의 죽음을 헛되이하지 않겠습니다. 늘 기억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 글은 혼술남녀 고 이한빛 씨를 추모하며 익명의 스태프A님이 기고하신 글입니다.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 고 이한빛 씨는 지난해 10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이 사회는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폭력적인 조직문화를 ‘관행’으로 ‘상식적’인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그 ‘상식'에 반기를 들고 싶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 곳곳, 비상식적인 노동과 조직문화에 대해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해시태그 #이게_사회생활이라면 을 달고 전체공개로 글을 써주시면 닷페이스에서 릴레이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전체공개가 부담스러우신 분은 메시지로 글을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이게_사회생활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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